[가계부] 엑셀보다 편하다? 노션으로 수입/지출 관리하는 ‘자동 합계’ 가계부 (수포자도 가능한 재테크)

1. 프롤로그: “내 월급, 다 어디로 갔을까?” 엑셀 지옥에서의 탈출

 

직장인이 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가계부 쓰기’였습니다. “부자가 되려면 가계부부터 써라”라는 재테크 서적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기 때문이죠. 저는 엑셀(Excel)을 켰습니다. 날짜, 내역, 금액… 칸을 만들고 복잡한 SUMIF 함수를 넣어 멋진 시트를 만들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정확히 2주 만에 포기했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귀찮고, 안 예뻐서’**입니다. 퇴근하고 지친 몸으로 PC를 켜서 엑셀을 여는 것 자체가 고역이었고, 모바일 엑셀은 입력하기가 너무 불편했습니다. 그렇다고 자동으로 연동되는 ‘뱅크샐러드’나 ‘토스’ 같은 가계부 앱을 쓰자니, 너무 알아서 다 해주니까 오히려 제가 돈을 쓴다는 감각이 무뎌지더군요. “어련히 알아서 기록했겠지” 하고 넘어가니, 월말에 카드 값을 보고 기절하는 건 똑같았습니다.

“내가 직접 기록하되, 엑셀보다 예쁘고, 스마트폰으로 침대에 누워서도 쓸 수 있는 가계부는 없을까?”

이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시킨 유일한 도구가 바로 **노션(Notion)**이었습니다. 오늘은 복잡한 함수 없이도 수입과 지출을 자동으로 합산해주고, 달력으로 예쁘게 소비 흐름을 보여주는 ‘노션 가계부’ 만드는 법을 소개합니다. 엑셀 수식만 보면 머리가 아픈 ‘수포자’ 분들도 10분이면 만드실 수 있습니다.


2. 왜 굳이 노션으로 가계부를 쓸까?

 

시중에 좋은 가계부 앱이 넘쳐나는데, 왜 노션이어야 할까요? 제가 1년간 노션 가계부를 쓰면서 느낀 확실한 장점 3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소비의 맥락’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일반 가계부 앱은 “스타벅스 – 4,500원”이 끝입니다. 하지만 노션은 페이지를 열어 메모를 남길 수 있습니다. “오늘 너무 우울해서 달달한 게 당겼음. 다음엔 산책으로 풀어보자.” 이렇게 감정과 맥락을 적어두면,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나의 소비 습관을 고치는 일기장이 됩니다.

둘째, 모바일과 PC의 완벽한 연동입니다.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툭툭 입력하고, 집에 와서 PC의 큰 화면으로 월말 정산을 합니다. 엑셀처럼 파일이 깨지거나 동기화 오류가 날 걱정이 없습니다.

셋째, 내 맘대로 뜯어고치는 자유도입니다. 이번 달엔 ‘식비’를 줄이고 싶으신가요? 식비만 따로 모아보는 뷰(View)를 만들면 됩니다. ‘무지출 챌린지’를 하고 싶나요? 달력에 성공한 날마다 스티커를 붙이면 됩니다. 앱에 갇혀있는 게 아니라, 내 입맛대로 진화하는 가계부입니다.


3. 실전! 노션 가계부 핵심 구조 잡기

 

거창하게 시작하지 맙시다. 가장 핵심이 되는 데이터베이스 두 개만 있으면 됩니다.

① ‘내역(Transaction)’ 데이터베이스

 

돈을 쓴 건건이 기록하는 메인 장부입니다. /표를 눌러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다음 속성들을 추가하세요.

  • 내역명 (이름): 점심 식사, 택시비 등

  • 날짜 (날짜): 돈 쓴 날짜

  • 금액 (숫자): 가장 중요하죠. 속성 편집에서 ‘원(₩)’ 형식을 선택하면 예쁘게 표시됩니다.

  • 구분 (선택): 수입 / 지출

  • 카테고리 (선택): 식비, 교통비, 쇼핑, 월급, 저축 등

  • 결제 수단 (선택): 현금, 신한카드, 현대카드 등

여기까지는 엑셀과 비슷하죠? 여기서 노션만의 킥(Kick)이 들어갑니다. 바로 하단 계산 기능입니다. 표의 맨 아래쪽, ‘금액’ 열 하단에 마우스를 가져가면 계산이라는 버튼이 뜹니다. 이걸 눌러 **합계**를 선택하세요. 복잡한 SUM 함수를 입력하지 않아도, 필터로 걸러진 내역들의 총합계를 실시간으로 보여줍니다.


4. 마법의 기능: ‘관계형’과 ‘롤업’으로 월별 자동 정산하기

 

가계부의 꽃은 ‘월말 정산’입니다. “그래서 1월에 총 얼마 썼는데?”를 알기 위해 엑셀에서는 피벗 테이블을 돌려야 했죠. 노션에서는 **’관계형(Relation)’**과 **’롤업(Rollup)’**으로 자동화합니다.

조금 어려워 보일 수 있지만, 딱 한 번만 따라 해 보세요. 신세계가 열립니다.

1단계: ‘월별(Monthly)’ 데이터베이스 만들기 아까 만든 ‘내역’ 표 말고, 새로운 표를 하나 더 만듭니다. 이름은 ‘2025년 월별 정산’이라고 짓죠. 그리고 내용에 1월, 2월, 3월… 을 미리 만들어 둡니다.

2단계: 두 표를 연결하기 (관계형) ‘내역’ 데이터베이스로 돌아가서 속성을 하나 추가합니다. 형식을 **관계형(Relation)**으로 선택하고, 방금 만든 ‘월별’ 데이터베이스를 찾아 연결합니다. 이제 돈을 쓸 때마다 이 속성에서 1월을 콕 찍어줍니다. (이 지출이 1월 장부에 속한다는 뜻입니다.)

3단계: 금액 끌어오기 (롤업) 다시 ‘월별’ 데이터베이스로 옵니다. 속성 추가에서 **롤업(Rollup)**을 선택합니다.

  • 관계형: 내역

  • 속성: 금액

  • 계산: 합계

짜잔! 이 설정을 마치면, 여러분이 ‘내역’ 표에 지출을 입력하고 1월 태그를 달 때마다, ‘월별’ 표의 1월 칸에 총 지출액이 자동으로 계산되어 숫자가 올라갑니다. 계산기 두드릴 필요 없이, 실시간으로 이번 달 총지출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죠.


5. 보기에 좋은 떡: 캘린더 뷰(Calendar View) 활용

 

데이터가 쌓였다면 이제 예쁘게 볼 차례입니다. 빽빽한 표만 보면 재미없으니까요.

‘내역’ 데이터베이스 상단의 + 버튼을 눌러 캘린더(Calendar) 뷰를 추가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흔히 쓰는 달력 형태로 변신합니다. 오늘 쓴 돈이 달력 날짜 위에 콕콕 박혀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속성 표시’ 기능을 활용합니다. 달력 카드에 ‘금액’과 ‘카테고리’가 보이게 설정해두면, 달력만 쓱 훑어봐도 “아, 이번 주엔 배달 음식(식비)을 너무 많이 시켜 먹었네”라고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특히 **’무지출 챌린지’**를 하시는 분들께 강력 추천합니다. 돈을 안 쓴 날에는 ‘🎉무지출’이라는 페이지를 하나 만들어두면, 달력에 텅 빈 날 대신 축하 이모티콘이 가득 차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6. 1년 실사용 후기: 통장이 ‘텅장’을 면하다

 

노션 가계부를 쓴 지 1년, 제 재정 상태는 어떻게 변했을까요?

솔직히 말해서 갑자기 부자가 된 건 아닙니다. (그랬으면 좋겠지만요.)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통제감’**을 갖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카드 명세서가 날아오면 “도대체 어디서 이렇게 많이 나온 거야?”라며 공포에 떨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월말 정산 페이지를 보며 “음, 이번 달은 친구 생일이 있어서 경조사비가 많이 나갔군. 대신 옷을 안 샀으니 방어 잘했다.”라고 스스로를 납득하고 평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막연한 불안감은 사라지고, 구체적인 계획이 그 자리를 채웠습니다. 엑셀의 딱딱한 칸에 갇혀 스트레스받지 마세요. 노션이라는 유연한 캔버스 위에 여러분의 돈의 흐름을 그려보세요. 내 돈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아는 것, 그것이 경제적 자유의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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