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롤로그: 노션을 ‘예쁜 메모장’으로만 쓰고 계신가요?
제가 노션(Notion) 강의를 하거나 주변 지인들에게 사용법을 알려줄 때, 가장 안타까운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노션을 단순히 **’예쁜 메모장’**이나 ‘기능이 부족한 엑셀’ 정도로만 활용하고 계실 때입니다.
“표를 만들었는데 엑셀처럼 합계가 잘 안 돼요.” “할 일 목록을 만들었는데, 달력에 또 똑같은 걸 적어야 해서 귀찮아요.”
만약 여러분도 이런 불만을 느껴보셨다면, 장담컨대 아직 노션의 **’진짜 심장’**을 건드리지 못하신 겁니다. 노션이 전 세계 3천만 명의 사용자를 홀린 이유는 글쓰기 기능 때문이 아닙니다. 바로 **’데이터베이스(Database)’**라는 강력한 기능 때문이죠.
저도 처음엔 엑셀에 익숙해져 있어서 노션의 데이터베이스가 낯설었습니다. “왜 그냥 표를 그리면 되지, 데이터베이스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였을까?” 의아했죠. 하지만 이 개념을 깨우친 날, 저는 엑셀과 구글 캘린더, 트렐로(Trello) 앱을 모두 지웠습니다. 노션 하나로 이 모든 것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노션의 꽃이자 핵심 엔진인 **’데이터베이스’**의 개념을 아주 쉽게 풀어서 설명해 드리고, 표(Table), 보드(Board), 리스트(List), 캘린더(Calendar) 4가지 뷰(View)가 각각 언제 쓰이면 좋은지 제 실사용 사례를 통해 완벽하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2. 개념 잡기: 데이터는 ‘물’, 뷰(View)는 ‘컵’
노션 데이터베이스를 이해하는 가장 쉬운 비유는 **’물과 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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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Data): 여러분이 입력한 정보 (할 일, 날짜, 태그, 담당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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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View): 그 정보를 담아서 보여주는 그릇 (표, 달력, 보드 등)
엑셀에서는 표에 있는 데이터를 달력으로 보려면, 달력 시트를 새로 만들고 데이터를 복사해서 붙여넣어야 합니다. 데이터가 두 개로 늘어나고, 수정하려면 두 번 고쳐야 하죠.
하지만 노션은 다릅니다. 데이터(물)는 딱 하나만 존재합니다. 우리는 그 물을 ‘표’라는 머그컵에 담아서 볼 수도 있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달력’이라는 유리잔에 담아서 볼 수도 있습니다.
즉, “정보는 한 번만 입력하고, 보는 방식만 상황에 따라 바꾼다.” 이것이 노션 데이터베이스의 핵심 마법입니다. 할 일 목록(표)에 날짜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캘린더 뷰(달력)에 그 일정이 표시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는 이유죠.
3. 기본 중의 기본: 표(Table) 뷰 – “창고 정리반”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엑셀과 똑같이 생긴 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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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가장 많은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날짜, 태그, 담당자, 체크박스 등 모든 ‘속성(Property)’을 열(Column)로 나열해서 관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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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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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를 처음 입력할 때: 생각나는 대로 막 쏟아부을 때는 표가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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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속성을 관리할 때: 가계부(날짜, 금액, 분류, 내용)나 고객 관리 리스트처럼 항목이 많은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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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활용법: 저는 모든 프로젝트의 시작을 ‘표’로 합니다. 일단 해야 할 일, 마감일, 참고 자료 링크 등을 엑셀 정리하듯 표에 싹 다 집어넣습니다. 일종의 ‘데이터 창고’ 역할을 하는 셈이죠. 정리는 나중에 다른 뷰로 하면 되니까요.
4. 진행 상황 시각화: 보드(Board) 뷰 – “포스트잇 상황판”
흔히 ‘칸반 보드(Kanban Board)’라고 불리는 형태입니다. 표에 입력된 데이터들이 ‘카드’ 형태로 변신해서 그룹별로 나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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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데이터를 특정 기준(주로 ‘상태’나 ‘담당자’)으로 묶어서 보여줍니다. 카드를 마우스로 잡아서 옆 칸으로 쓱 옮기면(Drag & Drop), 속성 값이 자동으로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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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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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상황 관리:
시작 전→진행 중→완료 -
분류별 모아보기: 아이디어 노트(
영상,글,디자인별로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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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활용법: 표 뷰에서 할 일을 다 적었다면, 저는 업무를 시작할 때 ‘보드 뷰’로 전환합니다.
진행 중칸에 있는 카드를 잡아서완료칸으로 넘길 때의 그 쾌감! 이건 텍스트로 체크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직관적으로 “내 일이 얼만큼 밀렸구나”를 파악하기에 가장 좋습니다.
5. 일정 관리의 신: 캘린더(Calendar) 뷰 – “나만의 다이어리”
데이터에 ‘날짜’ 속성만 있다면 언제든 달력으로 변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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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우리가 아는 그 달력입니다. 월간(Monthly) 또는 주간(Weekly) 형태로 데이터를 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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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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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일 관리: 과제 제출일, 프로젝트 데드라인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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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스케줄: 블로그 포스팅 일정, 유튜브 업로드 일정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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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활용법: 저는 ‘표 뷰’에서 할 일과 날짜를 입력한 뒤, 전체적인 흐름을 볼 때는 무조건 ‘캘린더 뷰’를 켭니다. “아, 다음 주 수요일에 일정이 너무 몰렸네?” 싶으면, 달력 위에서 카드를 잡아서 목요일로 쓱 옮깁니다. 그러면 원본 데이터(표)의 날짜도 자동으로 목요일로 바뀝니다. (이게 정말 편합니다!)
6. 심플함의 미학: 리스트(List) 뷰 – “모바일 최적화”
가장 단순하고 가벼운 형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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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불필요한 선이나 칸막이 없이, 제목과 아이콘 위주로 심플하게 나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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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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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에서 볼 때: 표나 보드는 스마트폰의 좁은 화면에서 보기에 답답할 수 있습니다. 리스트 뷰는 모바일 가독성이 끝판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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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목록: 독서 리스트, 회의록 목차, 링크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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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활용법: 복잡한 속성이 필요 없는 ‘아이디어 메모장’이나, 스마트폰으로 장을 볼 때 쓰는 ‘장보기 목록’은 무조건 리스트 뷰로 만듭니다. 군더더기 없이 딱 필요한 정보만 보여주니까요.
7. 고급 꿀팁: 하나의 데이터베이스, 여러 개의 얼굴
노션 데이터베이스의 진짜 강력함은 ‘링크된 데이터베이스 생성’ 기능에서 나옵니다.
제 노션에는 **’할 일 마스터 DB’**라는 거대한 표가 딱 하나 있습니다. 하지만 제 노션 대시보드 화면은 이렇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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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위: ‘오늘 할 일’만 보여주는 리스트 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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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이번 주 일정을 보여주는 캘린더 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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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보여주는 보드 뷰
이 3가지는 서로 다른 표가 아닙니다. 하나의 ‘마스터 DB’를 각기 다른 모양(뷰)과 필터로 불러온 것뿐입니다. 그래서 리스트에서 할 일을 체크하면, 캘린더에서도 사라지고 보드에서도 완료로 이동합니다.
이 구조를 이해하는 순간, 여러분은 데이터를 중복해서 입력하는 ‘노가다’에서 영원히 해방됩니다.
8. 에필로그: 뷰(View)만 바꿔도 업무가 쉬워진다
“도구 탓 하지 마라”는 말이 있지만, 노션에서만큼은 도구(뷰) 탓을 해도 됩니다.
일정이 꼬이고 복잡해 보이나요? **’캘린더 뷰’**로 바꿔보세요. 빈틈이 보일 겁니다. 일이 안 끝나고 답답한가요? **’보드 뷰’**로 바꿔보세요. 어디서 병목이 생겼는지 보일 겁니다. 폰으로 보는데 눈이 아픈가요? **’리스트 뷰’**로 바꿔보세요. 속이 시원해질 겁니다.
데이터는 그대로 두고, 그 데이터를 바라보는 ‘관점(View)’만 바꿔도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입니다. 이것이 노션이 우리에게 주는 진정한 가치입니다.
지금 바로 여러분의 딱딱한 표 옆에 있는 + 버튼을 눌러보세요. 그리고 새로운 뷰를 추가해 보세요. 여러분의 데이터가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말을 걸어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