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릿 공유] 작심삼일 탈출! 노션으로 만드는 ‘갓생’ 주간 플래너 (feat. 1년 실사용 찐후기)

1. 프롤로그: 우리는 왜 매년 ‘다이어리 기부 천사’가 될까?

 

매년 12월,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우리에게는 거룩한 의식이 하나 있습니다. 스타벅스 프리퀀시를 미친 듯이 모으거나, 교보문고에 가서 값비싼 몰스킨 다이어리를 사는 일이죠. 첫 장에 떨리는 손으로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고, “내년에는 진짜 갓생(God+生) 산다! 영어 공부도 하고, 운동도 하고, 독서도 할 거야!”라고 비장하게 다짐합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그 결심의 유통기한은 길어야 한 달입니다. 1월은 빽빽하게 채워지지만, 2월부터 글씨가 점점 줄어들고, 3월이 되면 깨끗한 백지만 남습니다. 그러다 5월쯤 책상 구석에서 먼지 쌓인 다이어리를 발견하고는 깊은 자괴감에 빠지죠. “하, 나는 역시 의지박약인가 봐. 돈만 날렸네.”

저 또한 10년 넘게 이 패턴을 반복해 온 프로 ‘작심삼일러’였습니다. 프랭클린 플래너부터 시작해 투두이스트(Todoist), 틱틱, 구글 캘린더 등 좋다는 생산성 도구는 유목민처럼 다 써봤지만, 결국 며칠 쓰다 흐지부지되기 일쑤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노션(Notion)으로 플래너를 직접 만들어 쓰기 시작한 작년부터, 놀랍게도 이 지긋지긋한 악순환이 끊어졌습니다. 제가 갑자기 부지런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 걸까요? 아닙니다. 저는 여전히 게으르고 미루기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바뀐 건 도구뿐입니다. 노션이라는 도구가 가진 ‘유연함’이 제 게으름을 포용하고, 죄책감 없이 다시 시작하게 만들어 주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제가 1년 넘게 수정하고 다듬으며 정착한, ‘절대 실패하지 않는 노션 주간 플래너(Weekly Planner)’ 템플릿을 소개하고, 이 시스템이 어떻게 저를 작심삼일의 늪에서 구해냈는지 그 구체적인 노하우를 공유하려 합니다.


2. 종이 다이어리의 치명적 단점: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다”

 

우리가 플래너 쓰기를 포기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귀찮아서가 아닙니다. 바로 ‘죄책감’ 때문입니다.

종이 다이어리에 ‘월요일: 영어 공부 1시간’이라고 볼펜으로 꾹꾹 눌러 적어놨는데, 갑작스러운 야근 때문에 못 했다고 칩시다. 화요일 아침에 다이어리를 펴면, 월요일 칸에 덩그러니 남아있는 빈 체크박스나 엑스(X) 표시가 저를 째려봅니다. 그 흔적을 볼 때마다 “아, 어제도 못 했네. 이미 망했어.”라는 패배감이 쌓이고, 결국 다이어리를 펴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어버립니다. 수정테이프로 지우자니 지저분해지고, 줄을 긋자니 마음이 아프죠.

하지만 노션은 다릅니다. 노션의 핵심은 **’블록(Block)’**이고, 이 블록은 언제든 **’이동’**이 가능합니다.

월요일에 영어 공부를 못 했나요? 괜찮습니다. 마우스로 그 블록을 잡아서 화요일 칸으로 ‘드래그 앤 드롭’ 하면 그만입니다. 흔적도 남지 않습니다. 이 행동은 “실패”가 아니라 단순한 **”일정 재조정(Rescheduling)”**이 됩니다. 이 사소한 심리적 차이가 지속 가능한 계획을 만듭니다. 노션 플래너는 저에게 **”어제 못 했어? 그럼 오늘 하면 되지! 넌 실패한 게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관대한 비서와 같습니다.


3. ‘갓생’을 위한 주간 플래너 핵심 철학 3가지

 

제가 공유해 드릴 템플릿은 복잡하고 화려한 기능보다는, **’실행’과 ‘회고’**에 초점을 맞춘 미니멀한 구조입니다. 템플릿을 복제하기 전에, 이 안에 담긴 3가지 철학을 먼저 이해해 주세요.

① ‘데일리(Daily)’가 아니라 ‘위클리(Weekly)’로 본다

 

하루하루 계획을 세우면 너무 팍팍합니다. 인생에는 돌발 상황이 언제든 생기니까요. 그래서 저는 ‘일주일’을 하나의 단위로 봅니다. “월요일에 이걸 꼭 해야지”가 아니라, **”이번 주 안에 이 업무만큼은 끝내자”**는 마인드입니다. 월요일에 못 하면 수요일에 하면 됩니다. 주간 뷰(View)를 통해 일주일의 흐름을 한눈에 보면서, 내 컨디션과 에너지에 맞춰 유동적으로 할 일을 배치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② 할 일(To-Do)과 습관(Habit)의 분리

 

많은 분이 실수하는 게 ‘보고서 작성(업무)’과 ‘물 마시기(습관)’를 한 리스트에 섞어 쓰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리스트가 너무 길어져서 보기만 해도 질려버립니다. 제 템플릿은 중앙에는 ‘할 일’을, 우측 사이드바에는 ‘습관 트래커(Habit Tracker)’를 배치하여 철저히 분리했습니다.

  • 할 일: 완료하면 사라지는 것.

  • 습관: 매일 반복해서 체크하는 것. 습관 트래커의 체크박스를 하나씩 채워가는 재미는 게임 퀘스트를 깨는 듯한 도파민을 줍니다.

③ 가장 중요한 ‘일요일 회고 (Review)’

 

계획만 세우고 점검하지 않으면 발전이 없습니다. 템플릿 하단에는 ‘Weekly Review’ 섹션이 있습니다.

  • Keep: 이번 주에 잘해서 유지하고 싶은 점 (칭찬하기)

  • Problem: 아쉬웠던 점이나 문제점 (반성하기)

  • Try: 다음 주에 시도해 볼 개선점 (Action Plan)

거창하게 일기를 쓰는 게 아니라, 딱 한 줄씩만 적습니다. 이 짧은 5분의 피드백 시간이 다음 주를 살아갈 방향키가 되어줍니다.


4. 템플릿 200% 활용법: GTD 이론 적용하기

 

이 템플릿은 데이비드 앨런의 GTD(Getting Things Done) 생산성 이론을 아주 단순화해서 적용했습니다. 실제 사용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겠습니다.

Step 1. 뇌 비우기 (Inbox – 수집) 템플릿 왼쪽엔 항상 **’Inbox(수신함)’**가 있습니다. 머릿속에 “아, 세탁소 가야 하는데”, “보고서 써야 하는데” 같은 생각이 떠오르면, 날짜를 고민하지 말고 일단 Inbox에 다 털어 넣으세요. 머릿속의 RAM 용량을 비워주는 과정입니다.

Step 2. 배치하기 (Process – 처리) Inbox에 쌓인 블록들을 보며 결정합니다. “이건 화요일에 하자”, “이건 금요일까지면 되겠네”. 마우스로 끌어다가(Drag & Drop) 해당 요일 칸에 넣습니다. 이때 욕심내지 말고, 하루에 3~5개 정도만 배치합니다.

Step 3. 위젯으로 꾸미기 (Visual – 시각화) 노션의 장점은 예쁘다는 거죠. 저는 IndifyWidgetBox 같은 사이트에서 **’날씨 위젯’**과 **’D-day 위젯’**을 가져와서 상단에 배치했습니다. 플래너를 열 때마다 예쁜 화면이 반겨주니, 자꾸 들어오고 싶어집니다. 템플릿에 제가 쓰던 위젯 공간을 비워뒀으니 여러분의 취향대로 채워보세요.

Step 4. 미루기 (Defer – 유연함) 하루를 보냅니다. 완료한 건 체크(✅)해서 쾌감을 느낍니다. 못 한 건? 죄책감 갖지 말고 바로 다음 날이나 ‘보류(Next Week)’ 칸으로 옮겨버리세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계속해서 ‘오늘’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입니다.


5. 자주 묻는 질문 (FAQ)

 

Q. 모바일에서도 쓰기 편한가요? A. 솔직히 말씀드리면, 노션의 PC 화면(가로 7단 배열)은 모바일에서 보면 세로로 길게 늘어셔서 보기가 좀 불편합니다. 그래서 저는 모바일에서는 ‘즐겨찾기’ 위젯을 활용합니다. 이 템플릿 안에 ‘모바일 전용 뷰(Mobile View)’ 페이지를 따로 만들어뒀습니다. 폰에서는 그 페이지를 위젯으로 꺼내두고, 급한 메모나 체크만 빠르게 합니다.

Q. 무료 요금제에서도 쓸 수 있나요? A. 네, 100% 가능합니다. 이 템플릿은 복잡한 데이터베이스 기능을 최소화하고 기본 블록 위주로 만들었기 때문에, 무료 사용자도 아무런 제한 없이 평생 쓸 수 있습니다.


6. 에필로그: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우리에겐 ‘수정’이 있으니까요

 

많은 분이 플래너를 쓰다가 포기하는 이유는 ‘완벽주의’ 때문입니다. 칸을 빈틈없이 채워야 하고, 예쁘게 꾸며야 하고, 계획대로 100% 지켜야 한다는 강박이죠.

하지만 플래너의 목적은 예쁜 쓰레기를 만드는 게 아니라, 내 삶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입니다.

노션으로 만든 이 플래너는 삐뚤빼뚤해도 괜찮고, 며칠 빼먹어도 괜찮습니다. 언제든 수정할 수 있고, 지우고 다시 쓸 수 있으니까요. 저도 여전히 계획을 100% 지키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노션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그 계획을 수정해서 결국엔 해내고 맙니다.

‘작심삼일’도 10번 반복하면 30일이 됩니다. 끊임없이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이 노션 템플릿이, 여러분의 2025년을 ‘갓생’으로 이끄는 작지만 강력한 무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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