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롤로그: “저 사람은 왜 마우스를 안 쓰지?”
제 사수였던 개발 팀장님을 처음 봤을 때, 가장 신기했던 점은 모니터 속 화면이 휙휙 바뀌는데 정작 그분의 손은 마우스에 거의 가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키보드 위에서 손가락이 춤을 추듯 몇 번 움직이면, 채널이 이동되고, 메시지가 수정되고, 파일이 업로드되었습니다. 마치 영화 속 해커가 코딩을 하는 것처럼 보였죠. 그 옆에서 저는 열심히 마우스 휠을 굴리며 “김 대리님 채널이 어디 있더라…” 하고 사이드바를 뒤적거리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점심시간에 팀장님께 여쭤봤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빨리 찾으세요?” 팀장님은 웃으며 딱 한 마디 하셨습니다. “슬랙은 마우스로 쓰는 게 아니야. 키보드로 쓰는 거지.”
그날 이후 저는 슬랙의 단축키(Shortcuts)를 하나씩 익히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손에 익지 않아 버벅거렸지만, 딱 일주일이 지나자 제 업무 속도는 거짓말처럼 빨라졌습니다. 채널을 찾는 3초, 오타를 수정하는 5초, 알림을 지우는 1초가 모여 하루에 30분 이상의 여유 시간을 만들어주더군요. 무엇보다 업무의 ‘흐름(Flow)’이 끊기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습니다.
오늘은 마우스라는 족쇄를 풀고, 여러분을 ‘슬랙 마에스트로’로 만들어줄 필수 단축키 10가지를 엄선해 소개합니다. 윈도우(Windows)와 맥(Mac) 버전을 모두 표기해 두었으니, 오늘부터 딱 하나씩만 실전에서 써보세요.
2. 탐색(Navigation): 빛의 속도로 이동하라
슬랙을 쓰면서 시간을 제일 많이 잡아먹는 건 ‘채널 이동’입니다. 수십 개의 채널과 DM 목록 사이에서 스크롤을 내리며 헤매지 마세요.
① 만능 텔레포트: Cmd/Ctrl + K (퀵 스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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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축키: (Mac)
Cmd + K/ (Windows)Ctrl + K -
기능: 채널 및 DM 대화방으로 즉시 이동 (Quick Swit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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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 상황: “아, 마케팅 팀 채널 가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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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담: 이 단축키 하나만 알아도 이 글을 읽은 본전은 뽑습니다. 단축키를 누르고
마케팅이라고 치고 엔터만 누르면 바로 이동합니다. 마우스로 사이드바를 뒤질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이걸 ‘순간이동 키’라고 부릅니다. 하루에 100번도 넘게 쓰는, 제 업무 효율의 1등 공신입니다.
② 시간 여행자: Alt + ← / → (뒤로/앞으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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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축키: (Mac)
Cmd + [ / ]/ (Windows)Alt + ← / → -
기능: 인터넷 브라우저의 ‘뒤로 가기’, ‘앞으로 가기’와 똑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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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 상황: A 채널에서 업무를 보다가 알림이 와서 B 채널을 잠깐 보고, 다시 A 채널로 돌아가고 싶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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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담: 퀵 스위처(
Cmd+K)를 쓸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뒤로 가기만 누르면 방금 있던 곳으로 돌아갑니다. 여러 채널을 왔다 갔다 하며 멀티태스킹을 해야 할 때, 이 키가 없으면 업무가 마비될 지경입니다.
③ 사이드바 숨기기: Cmd/Ctrl + Shift +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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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축키: (Mac)
Cmd + Shift + D/ (Windows)Ctrl + Shift + D -
기능: 좌측 사이드바(채널 목록) 열기/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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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 상황: 긴 공지글을 읽거나, 복잡한 코드를 봐야 해서 화면을 넓게 쓰고 싶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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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담: 노트북 화면은 좁습니다. 복잡한 채널 목록이 시야에 걸리적거리면 집중력이 흐트러지죠. 이 단축키로 사이드바를 날려버리면 오직 ‘텍스트’에만 집중할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3. 메시지 작성(Writing): 오타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라
급하게 메시지를 보냈는데 치명적인 오타를 발견했을 때의 그 식은땀, 다들 아시죠? 마우스로 ‘점 3개’ 누르고 ‘수정’ 버튼 누를 시간에 이미 상대방은 오타를 읽어버립니다.
④ 1초 만에 수정하기: ↑ (위쪽 화살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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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축키: (입력창이 빈 상태에서)
↑키 -
기능: 방금 보낸 마지막 메시지 수정 모드로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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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 상황: “수고하셨슴니다”라고 보내고 0.1초 만에 깨달았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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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담: 이것이야말로 직장인의 생명줄입니다. 오타를 발견하자마자
↑를 누르고 고친 뒤 엔터를 치면 끝납니다. 마우스보다 3배 빠릅니다. (단, 마지막 메시지일 때만 가능합니다.)
⑤ 코드/박스 만들기: Cmd/Ctrl + Shift + 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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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축키: (Mac)
Cmd + Shift + Enter/ (Windows)Ctrl + Shift + Enter -
기능: 코드 블록(Code Snippet)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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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 상황: 개발 코드를 공유하거나, 강조하고 싶은 텍스트를 박스 안에 예쁘게 넣고 싶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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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담: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유용합니다. 긴 공지사항이나 중요한 문구를 보낼 때 이 단축키를 써서 회색 박스 안에 내용을 넣으면 가독성이 훨씬 좋아집니다. “오, 슬랙 좀 쓰는데?”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팁입니다.
4. 관리(Management): 알림 지옥에서 탈출하라
퇴근하고 돌아왔는데 빨간색 알림 배지가 ’50+’개 떠 있으면 읽기도 전에 지칩니다.
⑥ 읽은 척하기: Esc (채널 읽음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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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축키:
Esc -
기능: 현재 보고 있는 채널의 모든 메시지를 ‘읽음’으로 처리하고, 다음 읽지 않은 채널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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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 상황:
#random채널이나 공지 채널에 쌓인 잡담들을 굳이 다 읽고 싶지 않을 때. -
경험담: 스크롤을 끝까지 내릴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들어와서
Esc한 번이면 “다 봤음”으로 처리됩니다. 강박증처럼 떠 있는 빨간 배지를 없애는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⑦ 파산 신청: Shift + Esc (모두 읽음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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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축키:
Shift+Esc -
기능: 모든 채널과 DM을 ‘읽음’ 처리 (Notification Bankrupt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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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 상황: 휴가 복귀 후 알림이 300개 쌓였을 때. 이걸 하나하나 확인하다간 오전 시간이 다 갈 것 같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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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담: 슬랙이 공식적으로 “알림 파산(Bankruptcy)”이라고 부르는 기능입니다. 정말 중요한 건 멘션이 왔겠죠? 과감하게 누르세요. 마음의 평화가 찾아옵니다.
⑧ 방해 금지 모드: /dnd (명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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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법: 입력창에
/dnd 1 hour또는/dnd until 5pm입력 -
기능: 지정한 시간 동안 알림 끄기 (Do Not Distu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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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 상황: 지금 당장 이 보고서를 끝내야 하는데 슬랙 알림이 계속 울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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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담: 마우스로 프로필 눌러서 설정하는 것보다 훨씬 빠릅니다. 점심시간에
/dnd 1 hour치고 나가면 밥 먹을 때 알림이 안 울려서 소화가 잘 됩니다.
5. 커뮤니케이션: 더 빠르고 생생하게
⑨ 허들(음성) 켜기: Cmd/Ctrl + Shift +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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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축키: (Mac)
Cmd + Shift + H/ (Windows)Ctrl + Shift + H -
기능: 현재 채널에서 ‘허들(음성 대화)’ 시작/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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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 상황: 텍스트로 설명하기 너무 복잡해서 “그냥 말로 하자” 싶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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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담: 채팅 치다가 답답할 때 이 키를 누르면 바로 마이크가 켜집니다. “잠깐 통화 가능하세요?” 묻고 바로 연결하는 속도감이 업무를 시원하게 뚫어줍니다.
⑩ 리마인더 설정: /re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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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법:
/remind @나 30분 뒤에 점심 주문하기 -
기능: 슬랙 봇(Slackbot)이 나에게 알림을 보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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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 상황: 지금 회의 들어가야 하는데, 끝나고 꼭 해야 할 일이 생각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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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담: 저는 이걸 ‘개인 비서’처럼 씁니다. 메모장에 적어두면 까먹지만, 슬랙봇은 지정한 시간에 알림을 띄워주니까 절대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6. 에필로그: 손가락이 기억하게 하세요
오늘 소개한 10가지 단축키를 한 번에 다 외우려고 하면 머리가 아픕니다. 스트레스받지 마시고, 하루에 딱 하나씩만 써보세요.
오늘은 출근하자마자 Cmd/Ctrl + K로 채널을 이동해 보고, 내일은 오타를 ↑ 키로 수정해 보는 겁니다. 그렇게 일주일만 반복하면, 머리로 생각하기도 전에 손가락이 먼저 반응하는 순간이 옵니다.
그때 여러분은 느끼게 될 겁니다. 마우스로 클릭하며 일하던 시절이 얼마나 답답했는지를요. 그리고 단축키로 아껴진 그 1초들이 모여, 여러분에게 ‘여유’라는 선물을 주고 있다는 것을요.
지금 바로 슬랙을 켜고, 마우스에서 손을 떼보세요. 그리고 Cmd/Ctrl + K를 눌러보세요. 신세계가 열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