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랙 요금제] “어? 작년에 보낸 그 파일 어디 갔지?” 무료 vs 유료(Pro) 결정 장애 끝내기 (90일 제한의 진실)

1. 프롤로그: 나의 소중한 업무 히스토리가 ‘인질’로 잡히다

 

스타트업 초기, 저희 팀은 슬랙(Slack)의 ‘무료 요금제’를 아주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카카오톡과 분리된 업무 공간, 깔끔한 UI, 그리고 무엇보다 ‘공짜’라는 점이 매력적이었죠. “굳이 채팅하는데 돈을 써야 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달이 났습니다. 세무 신고 기간이 다가와 6개월 전에 담당 세무사님과 나누었던 대화 내용과 전달받은 PDF 파일을 찾아야 했습니다. 저는 자신만만하게 슬랙 검색창에 ‘세무’라고 쳤습니다.

그런데 검색 결과는 **’0건’**이었습니다.

등골이 서늘했습니다. 분명히 여기서 대화했는데? 당황해서 스크롤을 위로 올려봤지만, 대화 목록은 3개월 전 시점에서 뚝 끊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는 친절하고도 잔인한 안내 문구 하나가 떠 있었죠.

“메시지 및 파일 기록의 90일 제한에 도달했습니다. 더 오래된 기록을 보려면 유료 플랜으로 업그레이드하세요.”

마치 제 기억의 일부가 인질로 잡힌 기분이었습니다. 그날 저는 깨달았습니다. 슬랙의 무료 버전은 ‘영구적인 업무 공간’이 아니라, **’휘발되는 대화방’**이었다는 사실을요.

오늘은 저처럼 뒤늦게 후회하지 않도록, 슬랙 무료 버전과 유료(Pro) 버전의 결정적인 차이, 특히 **’90일 메시지 제한’**이 실제 업무에 미치는 영향과 요금제 선택 기준을 명확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2. 무료 버전의 치명타: “90일 뒤면 기억이 사라집니다”

 

슬랙 무료 요금제의 가장 큰 제약은 바로 **’90일 메시지 및 파일 조회 제한’**입니다.

여기서 오해하시면 안 되는 게 있습니다. 90일이 지났다고 해서 데이터가 서버에서 영구 삭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슬랙 서버에는 안전하게 저장되어 있습니다. 단지, **’돈을 내지 않으면 안 보여주겠다(Blind)’**는 것입니다. 일종의 ‘블라인드 처리’인 셈이죠.

이게 왜 치명적일까요?

  • 신입사원 온보딩 불가: 새로 들어온 직원이 “작년에 했던 A 프로젝트 기획안 좀 보고 싶어요”라고 해도 보여줄 수가 없습니다. 히스토리가 끊겨 있으니까요.

  • 책임 소재 파악 불가: “그거 6개월 전에 김 대리님이 승인하셨잖아요!”라고 주장해도 증거가 없습니다. 검색이 안 되니까요.

  • 지식 자산의 증발: 업무를 하면서 쌓인 노하우, 레퍼런스, 논의 과정이 3개월마다 리셋됩니다. 회사는 성장하는데 지식은 제자리걸음을 하게 됩니다.

만약 여러분의 팀이 슬랙을 단순히 “점심 뭐 먹을래?”, “지금 회의 시작합니다” 같은 휘발성 대화 용도로만 쓴다면 무료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업무 파일이 오가고 중요한 의사결정이 내려지는 공간이라면, 90일 제한은 시한폭탄과 같습니다.


3. 유료(Pro) 요금제, 돈값 할까? : 핵심 기능 3가지

 

울며 겨자 먹기로 Pro 요금제(사용자당 월 약 $8~10)를 결제한 후, 제가 느낀 변화는 단순히 ‘과거 기록을 볼 수 있다’는 것 이상이었습니다. 돈값을 하는 핵심 기능 3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무제한 메시지 아카이브 (Unlimited Archive)

 

가장 큰 이유입니다. 1년 전, 5년 전 대화 내용도 검색 한 번이면 찾을 수 있습니다. 슬랙이 단순한 메신저가 아니라 **’우리 회사의 검색 엔진(사내 위키)’**이 되는 순간입니다. 퇴사자가 남기고 간 유산까지 모두 검색되니, 인수인계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듭니다.

② 허들(Huddles)의 진화: 1:1에서 다자간 회의로

 

무료 버전의 ‘허들(음성 대화)’은 1:1만 가능합니다. 3명 이상이 대화하려면 줌(Zoom)이나 구글 미트를 켜야 하죠. 하지만 Pro 버전에서는 채널에 있는 50명까지 동시에 허들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화면 공유도 가능하고, 무엇보다 화상 채팅 중에 화면에 그림을 그리는(드로잉) 기능이 지원됩니다. “여기 이 부분 좀 고쳐주세요”라고 말로 하는 대신 화면에 동그라미를 치면 끝납니다. 재택근무 효율이 급상승합니다.

③ 슬랙 커넥트 (Slack Connect)

 

외부 클라이언트나 협력사와 일할 때 정말 편한 기능입니다. 무료 버전에서는 외부 사람을 ‘게스트’로 초대해야 하는데 절차가 번거롭습니다. 하지만 Pro 버전에서는 상대방 회사의 슬랙 채널과 우리 회사의 채널을 직접 연결할 수 있습니다. 마치 옆 부서 동료랑 대화하듯 외부 업체와 소통할 수 있게 되어, 이메일 사용량이 확 줄어듭니다.


4. 선택 가이드: 우리 팀은 결제해야 할까?

 

팀장님, 대표님들의 고민을 덜어드리기 위해 상황별 처방전을 내려드립니다.

✅ ‘무료(Free)’로 버티세요!

  • 단기 프로젝트 팀: 공모전, 해커톤 등 3개월 안에 끝나고 해산하는 팀.

  • 소규모 스몰 토크용: 업무 지시는 노션이나 이메일로 하고, 슬랙은 잡담이나 “출근했습니다” 알림 용도로만 쓰는 경우.

  • 극초기 스타트업 (3인 이하): 아직 히스토리랄 게 없고, 당장 한 푼이 아쉬운 상황. (단, 중요한 파일은 무조건 구글 드라이브에 따로 저장해야 합니다.)

✅ 당장 ‘유료(Pro)’로 갈아타세요!

  • 직원이 5명 이상 늘어날 때: 소통의 복잡도가 증가하면 기록이 곧 생명입니다.

  • 재택근무/원격근무 위주: 텍스트 기록과 다자간 허들 기능이 필수적입니다.

  • 법적/행정적 기록이 중요한 업종: 나중에 “언제 그런 말 했냐”는 분쟁이 생겼을 때, 1년 전 대화 로그가 여러분을 살려줍니다.

  • “그 파일 어디 있죠?”라는 질문이 일주일에 3번 이상 들릴 때: 검색 비용이 결제 비용보다 비싸지는 시점입니다.


5. 꿀팁: 무료로 쓰면서 ‘기록’을 지키는 방법 (궁여지책)

 

아직 결제할 여력이 안 되지만 90일 제한이 무서운 분들을 위한 작은 팁입니다.

“슬랙은 ‘메신저’로만 쓰고, ‘아카이빙’은 노션(Notion)에 하세요.”

중요한 파일이나 결정 사항이 슬랙에 올라오면, 즉시 노션의 ‘프로젝트 페이지’나 ‘회의록’에 복사해서 붙여넣는 습관을 들이는 겁니다. 슬랙의 “나중에 저장(Saved Items)” 기능이나 “채널 고정(Pin)” 기능도 무료 버전에서는 90일 지나면 안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슬랙을 믿지 말고, 중요한 정보는 무조건 외부 저장소로 대피시키세요. 조금 귀찮지만, 돈을 아끼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6. 에필로그: 비용이 아니라 ‘보험료’입니다

 

처음엔 매달 나가는 인당 1만 원 정도의 돈이 아까웠습니다. 10명이면 월 10만 원, 1년이면 120만 원이니까요.

하지만 1년 전 프로젝트의 핵심 자료를 10초 만에 검색해서 찾아낸 순간, 그리고 그 덕분에 클라이언트와의 분쟁을 막아낸 순간, 저는 이 비용이 **’지출’이 아니라 ‘보험료’**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회사의 역사를 기록하고, 구성원들의 시간을 아껴주는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결코 비싼 금액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슬랙은 지금 안전한가요? 혹시 91일째 되는 날 사라질 중요한 메시지가 방치되어 있지는 않은지, 오늘 한번 점검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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