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롤로그: 단톡방의 악몽, 슬랙에서도 반복하실 건가요?
“김 대리, 아까 말한 자료 어디 있어?” “점심 뭐 먹을까요?” “서버 5분 뒤에 재시작합니다.” “자료 여기 있습니다.” “저는 짜장면이요.”
익숙한 풍경이죠?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겪던 이 혼돈의 카오스가 슬랙(Slack)에서도 그대로 재현되는 회사가 의외로 많습니다. 업무용 메신저를 도입했는데도 여전히 중요한 공지가 점심 메뉴 투표에 밀려 저 위로 사라지고, 1시간 뒤에 회의하고 오면 읽지 않은 메시지가 ‘300개’ 떠 있는 상황. 이건 도구가 문제가 아니라 **’사용법’**이 문제입니다.
슬랙이 카카오톡과 차별화되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스레드(Thread, 댓글)’**입니다. 하지만 많은 분이 귀찮다는 이유로, 혹은 몰라서 이 기능을 쓰지 않고 메인 채널에 글을 쏟아냅니다.
“제발 스레드 좀 써주세요.” 이 말은 개발자들이 까칠해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제발 우리 서로의 집중력을 지켜줍시다”**라는 절규에 가깝습니다. 오늘은 슬랙을 쓰는 직장인이 갖춰야 할 제1의 덕목, ‘스레드 예절’과 올바른 사용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2. 스레드(Thread)란 무엇인가?: ‘방 안의 방’
개념부터 확실히 잡고 갑시다. 슬랙의 채널(#general, #design)이 거대한 **’광장’**이라면, 스레드는 그 광장 한구석에 잠시 칸막이를 치고 만든 **’작은 회의실’**입니다.
-
메인 채널에 쓰기: 광장에 대고 확성기로 소리치는 것. (모든 사람이 듣습니다.)
-
스레드에 쓰기: 특정 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끼리만 옹기종기 모여서 속삭이는 것.
광장에서 100명이 각자 다른 주제로 확성기를 쓴다면? 시끄러워서 아무도 대화를 못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스레드’라는 작은 방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3. 왜 스레드를 써야 할까? (안 쓰면 생기는 3가지 재앙)
① 정보의 휘발 (맥락 끊김)
메인 채널에 그냥 답장을 하면, 질문과 대답 사이에 다른 사람의 잡담이 끼어듭니다. [질문] -> [잡담] -> [잡담] -> [답변] 나중에 이 대화를 복기하려면 위로 스크롤을 올렸다 내렸다 하며 숨은그림찾기를 해야 합니다. 스레드를 쓰면 질문 바로 밑에 답변이 달리니 맥락이 영구적으로 보존됩니다.
② 알림 공해 (Notification Hell)
채널에 50명이 있다고 칩시다. 제가 메인 채널에 “넵, 알겠습니다”라고 짧게 답장하는 순간, 이 대화와 상관없는 48명의 동료에게도 알림 배지가 뜹니다. 이것은 엄청난 민폐입니다. 동료의 집중력을 깨뜨리는 행위니까요. 스레드에 달면, 원글 작성자와 그 대화에 참여한 사람에게만 조용히 알림이 갑니다.
③ 중요 정보 실종
공지사항이나 긴급 이슈가 “ㅋㅋ”, “점심 메뉴” 같은 가벼운 대화에 밀려 순식간에 화면 밖으로 사라집니다. 중요한 안건은 스레드 안에서 깊게 논의하고, 메인 채널은 항상 깔끔하게 유지해야 진짜 급한 불을 끌 수 있습니다.
4. [실전 가이드] 올바른 스레드 사용법 3단계
그렇다면 언제, 어떻게 스레드를 써야 ‘일잘러’ 소리를 들을까요?
Step 1. 무조건 ‘댓글’로 답하기
누군가 글을 올렸나요? 절대 메인 입력창에 바로 답장하지 마세요. 그 글 위에 마우스를 올리면 말풍선 모양의 Reply in thread 아이콘이 뜹니다. 그걸 눌러서 답장하세요. “확인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같은 짧은 리액션은 더더욱 스레드(혹은 이모지)로 해야 합니다.
Step 2. ‘Also send to #channel’은 신중하게
스레드 댓글을 쓸 때 입력창 아래에 Also send to #channel (채널에도 전송) 체크박스가 있습니다. 이걸 체크하면 스레드 내용이 메인 광장에도 동시에 방송됩니다.
-
언제 체크하나요?
-
스레드에서 긴 토론 끝에 **’결론’**이 났을 때. (“논의 결과, A안으로 확정되었습니다.”)
-
이 대화를 모두가 봐야 할 만큼 중요할 때.
-
-
언제 체크하면 안 되나요?
-
단순 대화, 리액션, TMI. (제발 체크하지 마세요!)
-
Step 3. 멘션(@) 활용하기
스레드 안에서 특정 사람을 호출하고 싶다면 @김철수처럼 멘션을 하세요. 그러면 그 사람은 이 스레드를 안 보고 있었더라도 알림을 받게 됩니다. 굳이 메인 채널에 나와서 “김철수 님, 스레드 확인해주세요”라고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5. 예외 상황: 이럴 땐 메인 채널에 써도 됩니다
물론 모든 대화를 스레드로 하면 너무 정적일 수 있습니다. 메인 채널에 써도 되는, 아니 써야 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새로운 주제(Topic)를 꺼낼 때: 당연합니다. 새로운 방을 파는 행위니까요.
-
긴급 공지: “지금 서버 다운됐습니다!”, “화재 경보입니다!” 같은 건 확성기로 떠들어야죠.
-
가벼운 잡담 채널(#random): 업무 채널이 아니라면 자유롭게 떠들어도 됩니다. 그게 슬랙의 재미니까요.
하지만 **’업무 채널’**에서 **’이미 시작된 대화’**에 끼어들 때는, 무조건 스레드가 정답입니다.
6. 에필로그: 배려가 효율을 만듭니다
“그거 클릭 한 번 더 하는 게 뭐 그리 대수라고.” 네, 대수입니다. 내가 스레드 버튼을 누르는 1초의 수고로움이, 동료 50명의 집중력을 지켜주고, 나중에 자료를 찾을 때 10분의 시간을 아껴줍니다.
슬랙 예절은 복잡한 규칙이 아니라 **’동료의 시간과 집중력에 대한 배려’**입니다. 오늘부터 회사 슬랙에서 의식적으로 Reply in thread 버튼을 눌러보세요. 채널이 놀랍도록 조용해지고, 업무 흐름은 놀랍도록 매끄러워질 것입니다.
깔끔한 채널, 정돈된 대화. 그것이 바로 프로들의 커뮤니케이션입니다.